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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엄마의 노래
입력: 2017.10.24 00:00
계절이 깊어갑니다. 이런 가을날이면 누구라도 그리워집니다. 나뭇잎이 물이 들면 가을에 대한 추억 하나 꺼내 봅니다. 누구나 시인이 되어 가을을 노래합니다.
낙엽이 물들어가는 가을날 모노드라마를 보고 왔습니다. 김성녀의 ‘어머님의 노래’ 을 보면서 엄마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해 부끄러웠습니다.
엄마는 어떤 노래를 부르셨을까요? 어머니의 노래를 아시나요? 어머니가 부르는 노래를 들어 보신 적이 있나요?
돌아가신 어머니가 부르던 노래를 떠올려봅니다. 어머니가 부르는 노래를 조용히 불러 봅니다.
‘어머님’ 멀게만 느껴져 ‘엄마’ 라고 불러봅니다. 엄마라고 호칭을 바꾸니 엄마의 사소한 것도 기억이 납니다.
‘엄마’ 특별히 노래를 잘하지 않으셨던 엄마는 밤에 일하는 시간에 외롭게 홀로 노래를 불렀습니다.
깊은 밤이면 바느질, 뜨개질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으며, 시간이 되시면 책을 보시다가 조용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엄마는 뜨개질은 잘하진 않았지만 밤을 지새우며 만들어 주신 옷을 찾아보니 엄마의 불렀던 노래가 들려옵니다.
엄마의 노래를 가만히 불러봅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피면 같이 울던 알뜰한 맹세에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나뭇잎이 꽃처럼 물들어가는 가을날에 봄노래를 불러봅니다.
엄마가 부지런히 일을 하는 시간에 불렀던 노래는 ‘찔레꽃’ 입니다. 엄마는 꽃피는 계절에 태어나 꽃이 지는 계절에 하늘나라고 가셨습니다. 어쩌면 엄마는 봄과 인연이 많은가 봅니다.
꽃을 좋아한 엄마는 꽃 가꾸기를 참 좋아했습니다. 집 베란다에는 항상 꽃이 피어 있었으며 겨울에도 붉은 제라늄이 피어 환하게 밝혀 주었습니다.
가을날에 엄마의 노래를 불러봅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노래를 불러보니 목이 메여 옵니다. 가을에 부르는 엄마의 노래는 따뜻합니다. 엄마의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부르는 노래를 아시는지요. 당신의 엄마는 어떤 노래를 불렀나요?
가을날 나뭇잎이 휘날리는 길목에서 외로운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나이가 들면서 노래를 부를 일이 없어집니다. 어떤 노래를 부르며 삶을 살아 왔는지 우리는 잊어버리고 살아갑니다.
노래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엄마의 노래 기억은 엄마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게 합니다.
요즈음 바느질을 하는 엄마보다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엄마가 많을 수 있습니다. 먼 훗날 우리의 아이들이 기억하는 엄마의 노래를 어떤 노래일까요?
동료들과 노래방에 갔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보자고 했습니다. A는 나훈아의 ‘홍시’ 를 부릅니다. 엄마가 홍시를 유난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다른 동료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를 불러봅니다. D동료는 남진의 ‘빈잔’ 이라는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부르다보니 갑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집니다.
D의 아들이 묻더랍니다. “엄마는 어떤 노래를 불렀어.” “J 스치는 바람에, 이선희의 노래를 불렀는데.” 하면서 불러주었답니다.
어느 날부터 아들이 엄마의 노래를 흥얼거리더랍니다. “엄마는 이런 노래를 부르면 학창 시절을 보냈구나.”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아들을 보면서 삶은 이렇게 서로를 기억하며 이어지는구나.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엄마를 얼마만큼이나 기억할까요? 가끔씩 기억을 하면 점점 멀어져 버리는 것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엄마를 묘사해 보는 글쓰기 과제를 내 주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지내며 엄마의 모습을 관찰하고 묘사해본 느낌을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학생들의 이야기는 다양했습니다.
“엄마와 내가 너무 닮아서 놀라웠다.” “엄마의 얼굴에 주름이 늘었다는 걸 알았다.” “엄마를 관찰하니 빤히 보는 나의 눈을 엄마가 피하셨다.” “이렇게 오랫동안 엄마의 얼굴을 마주 본적이 없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엄마의 얼굴을 오랫동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는 것이었습니다.
가을의 길목에서 모노드라마 연극 ‘어머님의 노래’ 는 엄마의 생을 기억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엄마의 노래는 삶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았던 시대의 노래를 들으면 우리자녀는 엄마의 어떤 삶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어떠한 삶으로 살아가는 걸까요? 이 시대에 우리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요? 엄마의 노래를 생각하면서 인간의 삶을 생각해 봅니다. 엄마가 살았던 삶에서 건너와 우리의 노래를 불러봅니다.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이어지는 삶속에서 미래의 아이들은 엄마의 어떤 노래들을 기억할까요? 엄마의 노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세월이 흘러도 자식위해 살아가는 엄마의 노래는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요?
오늘은 엄마의 노래를 한 번 기억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 /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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