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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매칼럼>정유재란과 다크 투어
입력: 2017.11.08 00:00
꽃은 북상하였고, 단풍은 남하하며 벌써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꽃 따라, 단풍 따라 인산인해를 이루는 아름다운 강산, 조국의 봄과 가을은 그렇게 발길을 흔들어 놓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 봄과 가을만큼 아름다운 나라는 없다.
‘제1회 아시아문학상’을 받은 몽골 시인 담딘수렌 우리앙카이(77)는 광주·전남 일대를 투어하고 “한국의 단풍을 처음으로 봤고, 대나무를 봤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감동받았다”는 짧은 소감에도 묻어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정말 아름다운 나라이다.
게다가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각 지자체마다 축제를 더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축제의 나라가 된듯하다. 볼거리, 먹을거리, 흥이 넘쳐나는 축제들로 손님 불러들이기에 어쩌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니 말이다.
하긴 소풍이라는 말도 모르고 살던 시대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좋은 시절을 살고 있는가.
이제 여행은 우리의 일상이 돼 가고 있다. 겨우 마실이나 가는 정도에서 지방의 경계를 넘어 먼 섬 제주도, 울릉도, 홍도에 이르기까지 울긋불긋 발길은 넘쳐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仙)을 받아내기 위해서 산천경개(山川景槪)를 유람하던 화랑도처럼 풍류의 발길이 되살아나고 있는 요즘 그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니 이제는 선별할 정도에 이르렀다.
여행은 즐거움만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움이 들어있는 것이 여행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투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고 있는 지자체들의 체험프로그램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올 봄 출간된 ‘어두운 역사의 흔적에서 오늘의 교훈을 얻다’라는 김민주의 <다크 투어>(영인미디어, 2017)는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다크 투어는 ‘인간이 저지른 과거의 어두운 현장을 찾아가서 오늘에 되살려보는 시공간 여행’이다. 다크 투어(dark tour)라는 용어는 영국 글래스고 칼레도니언대학의 말콤 폴리(Malcolm Foley)와 존 레넌(John Lennon)의 1996년 논문 ‘JFK and Dark Tourism’에 처음 등장한 이후 다크 투어가 점차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조금은 재미없고, 역사적 지식이 요구되고 있는 다크 투어가 대중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키기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과도 맞물려있음은 주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본다.
올해는 역사적으로 정유재란 발발 420년이 되는 7주갑의 해이다. 60년을 1주갑으로 의미부여 함에 있어서는 아주 특별한 해이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정유재란 7주갑 행사가 다양하게 이뤄졌다. 그 가운데 마지막 행사라고 볼 수 있는 행사가 여수에서 국제학술회의로 지난 4일디오션리조트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본 학술회의는 ‘정유재란 7주갑을 통해 본 동아시아의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주제 하에 열렸다. 기조강연(한명기 교수)을 비롯한 4개의 발표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김민주(리드앤리더)의 ‘정유재란 관련 유적의 활용방안’에서 ‘정유재란과 다크 투어’가 다루어졌다.
김민주는 “인간의 뛰어난 업적의 현장을 찾아 가서 감탄하는 그랜드 투어(grand tour)와 콘셉트가 매우 다른 것이” 다크 투어라 하였다. 이제 그랜드 투어는 자원이 고갈 됐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로 비극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전망하며 다크 투어 활용성을 제시하였다.
그 제시된 다크 투어 가운데 정유재란을 꼽고 있었던 것이다. 사)정유재란 역사연구회는 이미 다크 투어가 2017년 들어 시민대학 2기 과정을 통해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다. 과거 한 학기당 4만원 수강료로 학생들을 모집하였지만 학생들이 모집되지 않아 폐강되었던 적도 있었다.
이제는 40명 정원을 채우고 2기 수강생들의 종강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강1투어(14주)의 교육과정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청과 연계하여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토론학습도 잘 마무리 됐다. 2018년에는 더욱 확장할 계획 중에 있어 그 전망이 밝다. 광양만 전적지(S자형 투어)탐방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의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해설사를 더 육성 충원해야 할 차치의 과제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정유재란을 조명하는 데 있어서 지자체마다 중요도를 피력하고 있지만 독점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아니다. 정유재란의 역사적 공론화와 대중화를 위하여 사)정유재란 역사연구회는 다각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다크 투어 프로그램이 수준 높은 역사교육장이 되기를 고대하는 바이다.
정유재란 7주갑의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내년에는 이순신 장군의 전몰의 해이기도 하다. 약무호남 시무국가의 호국정신, 이순신 장군의 얼을 되새기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민중들의 한과 노예로 잡혀 갔던 피로인(被虜人)들의 넋을 기리는 호국영령들을 위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동북아 평화공존을 위한 역사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내는 소통의 통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정 홍 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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