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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9(화) 18:34
파리는 왜 아름다울까?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2월 20일(화) 00:00


우수가 지났다. 24절기 중 벌써 두 번째다. 우수는 입춘과 경칩 사이에 들며 2월에 꽃샘추위라 매서운 추위가 우리 곁에 맴돈다.
다음 백과에서 자료를 찾아보면 ‘우수 무렵이면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기운이 돋고 초목이 싹튼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날이니, 곧 날씨가 풀린다’는 뜻이다.
그동안 움추린 몸이 기지개를 펴듯 하늘을 날 것 같다.
2월은 부산하다. 몸과 마음이 바쁘다. 날도 짧거니와 명절, 졸업, 입학 등 마무리하고 해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분주하다.
분주한 몸과 마음을 벗어나고파 2월에 파리를 찾았다. 파리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에펠탑, 바게트, 크로와상 등 아름다운 파리를 상상하면서 오랜 시간을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파리는 안개를 가득 안고 지친 여행자를 맞이했다. 첫날부터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다 멈추다를 반복하며 회색 빛 안에 도시를 숨겨 두고 있는 것 같았다.
파리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옛것을 간직하기 위한 시민들의 고단한 노력의 결과였다고 한다.
책은 도끼다의 저자는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파리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곳에 삼일밖에 머물 수 없기 때문이다’ 라고 했다. 그러나 내가 본 파리는 하루만 머물러 있어도 아름다운 도시였다.
전 세계인들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생각하는 파리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수많은 서적과 영화와 같은 매체를 보며 누구나 파리를 한번 가보고 싶어 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경탄의 대상으로 보여 지는 아름다운 풍경도, 이미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매일 보는 평범한 일상 속의 한 장면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데 파리의 시민들은 평범한 일상에서 오는 불편함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비오는 파리 거리는 아름다웠다. 거리의 카페에서 사람들은 작은 탁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삶을 이야기 했다. 회색빛 도시와 잘 어우러지는 건물은 파리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었다.
파리가 아름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시민들의 모습들이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다.
회색빛 도시 파리는 건물이 아름다웠다. 이유가 있었다. 파리시에서 모든 건축물을 통제 한다. 5층 이상 고층건물을 올리는 것도 불가능하고, 마음대로 리모델링 역시 불가능하단다.
모든 것은 허가를 얻어야 하고, 특히 파리 도시에 있는 건물들은 몇 년 만에 한 번씩 건물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민들은 불편함, 그 모든 것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근대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파리 시민들이 가치를 잘 보존한다는 것이다. “불편한 건 참아도, 아름답지 못한 건 참지 못 한다.” 는 파리 시민들의 생각과 철학이 있기 때문에 파리시가 잘 보존되고 이러한 정신들이 모여 아름다운 도시가 되는 것이다.
파리는 같은 도시에서 풍경을 바라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는 다시없을 아름다움으로 보여 지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파리는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을 지켜가는 것은 순간의 불편함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지 않나 싶다.
평범한 일상에서 불편함을 이겨낸다는 것은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철학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우리의 삶속에서는 불편함을 얼마나 잘 이겨냈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도시를 사랑하는 것은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다.
근대에서 현대를 거치면서 우리의 삶속에서 우리는 편리함만을 추구하고자 했던 것 같다.
편리한 삶을 위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때로는 전통의 방식대로 사는 삶도 우리에게 건강한 에너지를 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광주도 점점 근대문화를 사랑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마을의 고택을 지키며 보존하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이기며 우리의 것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의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월 초나흘 우수에 장을 담는 분이 톡으로 소식을 전해 왔다. 커다란 장독을 짚으로 불을 집혀 장독 속을 한번 소독을 한다. 그리고 메주 꽃이 핀 메주를 깨끗이 씻어 장을 담근 사진을 보내왔다. 옛 것을 지키며 사는 삶, 우리에게 건강한 삶의 표본이 되는 것 같다.
파리가 아름다운 것은 오랜 시간의 시련을 견뎌낸 것들의 결과인 것이다. 이 순간 박노해의 ‘오래된 것들은 아름답다’ 라는 시의 한 부분의 구절을 읊어본다. ‘오랜 시간을 순명하게 살아나온 것 낡아짐으로 꾸준히 새로워지는 것’ 그 오래된 것들을 지켜나가는 것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김 명 화 교육학박사·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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