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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0(수) 19:24
제목 없는 주례사에 박수갈채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2월 21일(수) 00:00


겨울은 결혼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주말을 비롯해 공휴일에는 예식장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특히 예식장 주변도로는 예식장을 찾는 승용차들의 행렬로 교통체증을 빚는가 하면 식당마다 결혼식하객 맞기에 동분서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쌍의 부부가 탄생되기를 축원하는 하객들의 발길은 줄을 잇는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나라의 고유의 정인 품앗이 정에서 비롯된 애착으로 미풍양속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다시 말해 가을걷이를 한 후 한가한 겨울철을 맞아서 자녀들의 결혼을 시켜야지만 하객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결혼당사자들에게도 축복이 따른다는 의미일 것이다.
첫째 주였다. M예식장에서 치러진 결혼식에서 ‘제목 없는 주례사’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은 주례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 주례사는 현사회의 흐름을 직시한 나머지 혼주를 대신한 인사말과 효와 함께 한 쌍의 부부가 앞으로 살아나갈 인생사를 역설했다는 것이다.
대강 그 주례사를 상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날씨 좋은날, 어려운 걸음을 해 주신 하객여러분께 양가 혼주를 대신해서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특히 신부아버지의 친구인 저가 친구의 느닷없는 부탁으로 이 주례를 맡아 무엇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망설여집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효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랑신부가 오늘이 있기까지는 부모님의 사랑과 함께 효라는 교육을 받고 성장했을 것입니다. 이제 그 사랑 속에는 움터온 효를 인식하고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옛날이야기가 됐지만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국민교육헌장’이라는 아주 좋은 교육 낭송문이 있었습니다. 그 시대에는 관공서 행사를 시작하기 전에 꼭 그 ‘국민교육헌장’을 낭송해야 했습니다.
그 낭송문에는 충과 함께 인의예지 등 교육의 지표로 삼을만한 내용들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孝가 빠져 있었습니다. 그 孝가 빠져있는 바람에 ‘국민교육헌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교육 낭송문으로써 가치를 잃어버렸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결혼식을 갖게 된 신랑 신부에게 孝 중시를 일러두고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의 근원은 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오늘 이 자리에서 결혼식을 가진 한 쌍의 부부는 처음부터 우량가정으로 출발합니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정하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으로 가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두 사람은 효를 근원으로 하모니를 이뤄야 합니다.
이제는 혼자만의 소리에서 두 사람의 소리로, 두 사람 주위에서 흐르는 소리도 합주되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해야 합니다. 특히 소통과 화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끝으로 오늘 새롭게 출발하는 두 마리의 원앙이 저 높고 푸른창공을 향하여 힘차게 날개 짓을 할 수 있도록 하객 여러분들에게 뜨거운 격려에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렇다. 이미 짜여 진 각본에서 연출하는 것보다는 느닷없이 펼쳐진 인생사가 가치가 있듯 아무런 각본 없이 ‘제목 없는 주례사’로 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박수갈채를 받았다는 것은 현사회의 주례자로 찬사를 받을 만하다.
어쩌면 주례자는 현 사회의 병들고 찌든 인간사와 인간애에 대한 단점을 꼬집으며 두 마리의 원앙의 갈 길을 축복했는지도 모른다.
결혼은 신랑·신부의 가족과 결혼 자체를 통해 형성되는 새 가족 모두에게 중요한 대사일 것이다.
젊은이는 결혼을 함으로써 부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고 새로운 가족의 형성에 중요한 단계를 수립한다.
아무튼 신부아버지의 친구인 주례자는 제목 없는 주례사를 통해 “내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해서 그 절실한 마음을 남의 부모에게 그대로 옮기고, 내 어린 자식을 어여삐 여기고 보살핀 뒤에 그 절실한 사랑을 고스란히 남의 자식에게도 옮기라는 뜻과 오륜 중에서 부자, 부부, 형제 관계는 혈연적이고 가족적인 관계이며 군신 붕우는 사실적인 상하관계에서 좀 더 확장된 관계이다”라는 정신을 심어주었다.
/김 용 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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