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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7(화) 18:04
머슴새소리 우는 산골짝에서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6월 20일(수) 00:00
뽁뽁뽁, 머슴새가 운다. 어스름 내리는 산골짝의 시계추마냥 저녁을 알리는가 싶다. 어김없이 울어대는 머슴새소리는 구슬프면서도 정겹다. 더욱이 깊은 산에서 울어대는 머슴새 소리는 집 떠난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할 뿐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의 귀가를 서두르게 한다.
머슴새는 새벽에도 울고 저녁에도 운다. 어린 시절,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은 머슴들의 별의별 이야기는 많았지만 머슴새와 관련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최근에서야 머슴새의 울음과 그 울음에 얽힌 사연을 알게 됐다. 그것은 다름 아닌 깊게 잠든 머슴의 새벽잠을 깨우는가 하면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 무렵 산과 들에서 상일하는 머슴을 집에 가자고 보채는 울음이라고 한다.
새삼스럽다고 할는지 모르겠지만 머슴새소리를 듣는 순간, 그 울음과 함께 떠오르는 머슴들의 삶이 질펀하게 그려진다. 일만을 위해 태어난 삶, 구차하고 고단한 삶, 자유가 구속된 삶, 아니 노예의 삶을 살아야 했던 그들의 삶이 처절하게 펼쳐진다. 아니 아름답게 비쳐진다.
그렇다. 그들의 삶은 아름다웠다. 그들의 고단한 삶이 없었다면 현 사회는 발전이 없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산업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그들의 역할은 컸다.
일밖에 모르는 그들의 삶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산업사회가 이룩됐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의 그늘진 삶이 있었기에 발전된 현대사를 만들었지 않았는가 싶다.
“할 일없는 사람은 고달프다”는 말이 있다.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사가 아름답고 보람 있는 삶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일이 없는 사람들은 무력감과 함께 나약해지기 일쑤다.
요즘 정년을 하고 난 다수의 사람들은 일할 곳이 없어서 무력감에 빠진다고 한다. 그 결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등산객이 늘어나고 공원산책객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잠시, 머슴새가 우는 산골짝으로 가보자, 그곳에는 온갖 잡음을 막아주는 숲이 울창해 명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새소리, 물소리 그리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소리로 정신이 맑아지고 온몸에 기가 충전될 것이다. 그런 까닭일까? 일상에서 지친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도 숲이 있는 산과 물이 있는 강이다.
지난주였다. 한 위정자의 쓴 소리는 머슴새 소리와 흡사했다.
그는 머슴새가 우는 산속에서 머슴처럼 일하다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자신의 남은여생을 피력했다. 흙탕물로 뒤범벅이 된 정치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고, 오직 권모술수만이 존재하는 살얼음판으로 정을 줄 수 없는 위선무대다고 말이다. 그는 또 요즘정치무대는 자신의 영달만을 꾀하는 길이지, 남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길이 아닌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위정자들의 권력욕은 마약과 같아서 한도 끝도 없다며 “부모형제간에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을 하는 것이 정치사다”고 했다.
‘민심은 천심이다’ 6·13지방선거로 온통파란물결이다. 선거로 인해 갈등지고 반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남을 폄훼하고 시끄럽게 울어대는 확성기소리도 끊겼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의 할 일은 많다. 승리의 기쁨으로 들뜬 분위기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6·13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자만하거나 우쭐거려서도 아니 될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다. 언제 변할지 모르는 것이 민심이다. 겸손을 바탕으로 많은 일을 하라는 것이 민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일부 당선자들은 벌써부터 축배를 드는가하면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다. 문제인대통령의 남북회담을 비롯해 북미정상회담의 힘으로 당선된 것을 망각하고 자신의 역량만을 내세우는 언행들이 곳곳에서 비쳐지고 있다.
특히 단체의 힘을 이용, 여론몰이를 하려는 일부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트집 아닌 트집은 물론 행정의 발목을 잡는 언행들이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 다시 말해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한 가짜뉴스들과 공익을 빙자한 민원들이 대거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와 민주당은 머슴새의 울음을 상기해야 않을까 싶다. 승리에 도취되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언행들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벽잠을 깨는 머슴새소리를 듣고 부단히 일하는 정부와 여당이 되길 빌어보면서 필자의 졸시를 게재해 본다.
어스름 찾아드는 용쟁이 골짝
비 들치는 저녁 녘
뽁뽁 뽀뽀뽁
머슴새 울음소리 밤을 부르고
고사리 끊는 오라비마음 옥죄어 든다
비설거지 어찌 할거나
고사리 어이 삶을거나
걱정은 태산처럼 커져만 가고
쯧쯧 쯧쯧쯔쯔쯔
울어 울어도 시원치 않는 그 울음
귓속을 파고드는데
집에는 어이 갈거나
오뉴월 빗줄기 굵어만 지고
묶어 맨 허리끈 풀어지지 않고
온종일 참았던 오줌보 터지려하고
어깨에 짊어진 고사리 망태 무겁고
머슴새 오라비 돌아갈 길 아득하다
뽁뽁뽀 쯧쯧쯧쯔
당당함이 어리고
애절함이 서려진
머슴새 웃음소리가
개울을 넘쳐나고
새벽잠을 내리치고 있다
낮잠은 있을 수 없고
낮밥도 잊어버린 오라비
무거운 짐보다도 무서운
머슴새소리 어이 할거나
(머슴새 오라비 전문)
/김 용 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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