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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4(수) 18:43
청와대가 바뀌어야 경제 살 것
호남매일 honamnews@hanmail.net
2018년 09월 13일(목) 00:00
정치란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하게 하는 기술이다.
한데 실업은 내곁에 있었다. 청년은 멋쩍은 표정으로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구직활동내역서’라고 씌어 있었다. 다니던 중소기업의 사정 탓에 ‘권고사직’을 당했다. 내 명함 한장을 달라고 부탁했다. 하루 6만원씩 월 150만원의 실업금여를 타려면 구직활동을 했다는 증명서를 고용노동부 노동센터에 내야한다고 했다. 청년은 그렇게 실업자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었다.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고상하게 갑론을박하는 이 순간, 우리 주변분들은 졸지에 밥벌이을 잃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그 이유를 숫자는 말한다. 지난 7월 한달동안 100만명의 실업자가 쏟아졌고, 44만명의 실업자가 5800억원의 실업급여를 타갔다. 고용·소비·투자에서 종전의 나쁜기록을 싹 갈아치우는 중이다.
실업급여조차 탈 자격이 없는 ‘식당이모’ ‘경비아저씨’ ‘ 알바학생’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소득주도성장은 사회적 약자를 먼저 공격했다. 내년 예산에 실업급여는 올해보다 1조원 늘어 7조4000억원이 책정됐다.
일자리가 더 악화된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힘을 써보려고 8월30일 국방·교육부 등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증폭 개각을 단행했다.
청와대와 총리실의 업무평가에서 낮은점수를 받은 고용노동·여성가족부 장관도 포함됐다. 정부출범 후 1년3개월이 훌쩍 지난데다 일부 장관의 무능과 무책임·무소신엔 국민적 공분이 컸던 만큼 오래전부터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개각은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
문제는 정책 쇄신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개각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은 선의의 정책 목표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성적표로 나타났다.
더는 오만과 독선으로 밀어붙일 계제가 아니다. 이제라도 정책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핵심 경제라인은 모두 유임됐다. 망하더라도 기존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고집인가?
일자리 재앙을 부른 정책들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없이 그저 장관 몇사람 바꾼다고 국정에 활력이 불고 시들어가는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믿기는 어렵다.
게다가 문대통령이 혁신동력을 살려 국정을 운영하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다당 협조가 없다면 법안 하나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내각에 꼭 야당 인사가 포함돼야 협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협치정신을 살리는 데는 그만한 카드도 없다.
그럼에도 8월 개각엔 협치와 탕평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가뜩이나 ‘존재감 없다’는 평가를 받는 내각이다. 주요부처가 아니면 장관 이름조차 아는 사람이 드물다. 국정을 꾸려가는 무대 위에 장관은 보이지 않고 그저 청와대만 있을 뿐이다.
장관중심의 국정운영은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지만 그대로 지켜진다고 보는 국민은 드물다. 장관들이 대통령 지시사항이나 받아적는다면 ‘받아쓰기 내각’으로 비난하던 지난 정권과 크게 다를게 없는 셈이다.
장관교체가 단순히 사람만 바꾸는 수준에 그쳐선 안된다. 정부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부작용을 바로잡는 정책 전환의 계기가 돼야한다.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국정 운영의 틀을 새롭게 짜고, 거기에 맞는 진용으로 정비해야 한다. 정부에 새 바람을 불어넣으려면 더 폭넓은 개각, 추가적인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
집권 2년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구호나 슬로건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하고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8월 개각을 계기로 적폐청산 드라이브와 같은 과거 집착형 국정운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대내외적으로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경제 위기를 돌파하려면 정부가 국정 운영에서 이념을 배제하고 실사구시를 실천해야 한다.
청와대 주도가 아니라 내각이 더 적극적으로 뛰게 만들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 내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장관들이 성과로 평가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단지 사람을 바꾸는 개각이 아니라 정책과 국정운영시스템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청와대가 바뀌지 않는다면 개각은 큰 의미가 없다. 지금대로라면 경제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오만과 독선 버리고 국민이 행복할 기술을 보여주기 바란다.
/고 운 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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